단조, 제관, 조선, 금속 가공, 건설 현장처럼 기계 소리가 하루 종일 울리는 곳에서 오래 일한 분들은 어느 순간부터 텔레비전 소리를 키우고, 가족이 부르는 소리를 놓치고, 식당처럼 웅성거리는 곳에서는 대화를 따라가기 어려워집니다. 병원에서 '감각신경성 난청'이라는 진단을 받아도 대개는 나이 탓이려니 하고 넘어갑니다. 퇴직한 지 여러 해가 지났거나 다니던 회사가 이미 문을 닫았다면, 산재를 떠올리더라도 "이제 와서 되겠느냐"는 생각에 그대로 두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글에서는 소음성 난청이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되는 기준과 청력검사 방법, 청력손실 정도에 따른 장해등급과 장해급여, 노인성 난청이 함께 있을 때 법원이 어떻게 판단하는지, 퇴직 후에도 청구할 수 있는 기한과 그 기산점, 그리고 퇴직한 지 오래되어 자료가 남아 있지 않을 때 소음 노출 이력을 입증하는 방법을 순서대로 정리합니다.
상담 사례
사례 ① 퇴직 11년 만에 진단을 받은 단조공장 근로자
A씨는 1989년부터 2015년까지 26년간 한 단조공장에서 해머와 프레스 작업을 했습니다. 공장은 2019년에 폐업했습니다. 올해 만 67세인 A씨는 2026년 3월 가족의 권유로 이비인후과에서 청력검사를 받았고, 두 귀의 평균 청력손실치가 오른쪽 57데시벨, 왼쪽 53데시벨인 양측 감각신경성 난청이라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주변에서는 "퇴직한 지 10년이 넘어 시효가 지났다", "그 나이면 노인성 난청이라 산재가 안 된다"고 말합니다. A씨는 회사가 없어져 근무 기록과 작업환경 자료를 어디서 구해야 할지도 모르는 상태입니다.
사례 ② 두 회사를 합쳐야 3년이 넘는 경우
B씨(48세)는 2019년 3월부터 2020년 10월까지 1년 8개월간 제관 공장에서 철판 절단과 성형 작업을 했고, 2024년 4월부터는 자동차 부품 공장의 프레스 라인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2026년 6월 회사에서 받은 특수건강진단에서 왼쪽 귀 평균 청력손실치 46데시벨, 오른쪽 귀 31데시벨이라는 결과와 함께 이명 증상이 기록되었습니다. 현재 회사의 작업환경측정 결과서에는 B씨 공정의 소음이 83데시벨로 적혀 있습니다. 회사 담당자는 "우리 회사에서 일한 지 3년이 안 됐고, 측정치도 85데시벨이 안 되며, 귀마개도 지급했으니 산재 대상이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결론부터 정리하면
- 인정 기준 —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은 85데시벨[dB(A)] 이상의 연속음에 3년 이상 노출되어 한 귀의 청력손실이 40데시벨 이상인 감각신경성 난청을 소음성 난청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 기준은 업무상 질병의 예시이므로, 수치에 조금 못 미친다고 곧바로 배제되는 것은 아닙니다.
- 장해급여가 중심 — 소음성 난청은 치료로 회복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장해급여 청구가 핵심이 됩니다. 한 귀만 40데시벨 이상이어도 제14급이 인정되고, 두 귀의 손실 정도에 따라 등급이 올라갑니다.
- 노인성 난청과의 경합 — 나이가 많다거나 노인성 난청이 함께 있다는 사정만으로 업무 관련성이 부정되지 않습니다. 업무 외 요인이 함께 있더라도 장기간의 소음 노출이 난청의 발생이나 악화에 기여했다면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될 수 있다는 것이 법원이 인과관계를 판단하는 일반적인 방식입니다.
- 청구 기한 — 장해급여를 받을 권리는 5년간 행사하지 않으면 시효로 소멸합니다(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112조). 법원은 그 기산점을 퇴직일이 아니라 소음성 난청 진단을 받은 날을 기준으로 보아 왔고, 공단 실무도 그동안 진단일 기준으로 운영되어 왔습니다. 다만 처리 기준은 바뀔 수 있으니 진단을 받았다면 미루지 않는 것이 안전합니다.
- 퇴직자·폐업 사업장도 가능 — 퇴직했거나 회사가 폐업했더라도 근로자가 직접 근로복지공단에 청구할 수 있고, 회사의 동의나 확인을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 입증은 조각을 모으는 일 — 근무 기간은 4대보험 가입 이력으로, 소음 수준은 작업환경측정 결과·특수건강진단 기록·동료 진술·같은 공정의 자료로 보완합니다. 자료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미리 포기할 필요는 없습니다.
소음성 난청으로 인정되는 기준
- 노출 기준 — 85데시벨[dB(A)] 이상의 연속음에 3년 이상 노출되었을 것을 요구합니다(시행령 별표 3 제7호 차목). 85데시벨은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이 정한 '소음작업'(1일 8시간 작업 기준 85데시벨 이상의 소음이 발생하는 작업)의 기준과도 같습니다. 프레스, 단조, 제관, 절단, 연마, 항타, 직기 작업 등이 대표적입니다.
- 청력손실 기준 — 한 귀의 청력손실이 40데시벨 이상이면 됩니다. 두 귀가 모두 나빠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 난청의 형태 — 감각신경성 난청이어야 하고, 고막이나 중이에 뚜렷한 손상이 없어야 하며, 순음청력검사에서 기도청력역치와 골도청력역치 사이에 뚜렷한 차이가 없고, 청력장해가 저음역보다 고음역에서 커야 합니다.
- 제외 사유 — 내이염, 약물중독, 열성 질병, 메니에르증후군, 매독, 머리 외상, 돌발성 난청, 유전성·가족성 난청, 노인성 난청, 재해성 폭발음 등 다른 원인으로 발생한 난청은 제외한다는 단서가 붙어 있습니다. 이 단서를 어떻게 읽느냐가 고령 근로자 사건의 핵심 쟁점인데, 아래에서 따로 설명합니다.
- 기준의 성격 — 대법원은 시행령 별표 3이 업무상 질병에 해당하는 경우를 예시적으로 규정한 것이라고 보았고, 여러 사업장을 옮겨 다닌 근로자라면 복수의 사용자 아래에서 경험한 모든 업무를 판단 자료로 삼아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대법원 2023. 4. 13. 선고 2022두47391 판결). 이 판결은 뇌출혈 사건에서 나온 일반 법리이지만, 소음 노출 기간 역시 여러 회사에서 일한 기간을 합쳐 판단할 근거가 됩니다.
사례 ①의 A씨는 노출 기간 요건에서는 다툼의 여지가 거의 없습니다. 단조 공정에서 26년을 일했기 때문입니다. A씨 사건의 쟁점은 노출 기간이 아니라 나이와 시효, 그리고 폐업한 회사의 자료를 어떻게 대신하느냐입니다.
사례 ②의 B씨는 회사 담당자의 설명과 달리 3년 요건을 현재 회사 한 곳에서만 채울 필요가 없습니다. 제관 공장 1년 8개월과 현재 회사 2년 2개월(2024년 4월부터 2026년 6월 검진 시점까지)을 합치면 3년 10개월입니다. 측정치 83데시벨도 결론을 정하지 못합니다. 작업환경측정은 특정한 날 특정한 조건에서 잰 값이고, 같은 라인에서도 공정과 위치에 따라 수치가 달라집니다. 이전 회사의 절단·성형 공정 소음, 측정일의 생산량, 측정 이전 시기의 설비 상태까지 함께 따져 보아야 합니다.
청력검사 방법과 장해등급, 받을 수 있는 금액
- 검사 전 조건 — 24시간 이상 소음작업을 중단한 뒤, ISO 기준으로 보정된 순음청력계기로 검사해야 합니다. 소음에 노출된 직후에는 일시적으로 청력이 떨어져 보이기 때문입니다.
- 6분법 — 500헤르츠(a), 1,000헤르츠(b), 2,000헤르츠(c), 4,000헤르츠(d)의 기도청력역치를 측정해 (a+2b+2c+d)/6으로 평균 청력손실치를 구합니다.
- 반복 검사 — 순음청력검사는 48시간 이상 간격으로 3회 이상 실시하고, 검사 결과에 의미 있는 차이가 없으면 그중 가장 좋은 역치를 장해 판정에 씁니다. 검사 결과의 일관성 요건을 채우지 못하면 1개월 뒤 재검사를 하되, 청성뇌간반응검사·어음청력검사·임피던스청력검사 등을 종합해 신뢰할 수 있다는 의학적 소견이 있으면 재검사를 생략할 수 있습니다.
- 장해등급 — 시행규칙 별표 5에 따르면 한 귀의 평균 청력손실치가 40데시벨 이상 70데시벨 미만이면 제14급, 두 귀가 각각 40데시벨 이상이면 제11급, 각각 50데시벨 이상이면 제10급, 각각 60데시벨 이상이면 제9급, 각각 70데시벨 이상이면 제7급입니다. 한 귀만 심하게 나빠진 경우의 기준(한 귀 70데시벨 이상 80데시벨 미만 제11급, 80데시벨 이상 90데시벨 미만 제10급, 90데시벨 이상 제9급)과 어음 명료도가 낮을 때 등급을 올리는 기준도 따로 있습니다.
- 이명 — 난청이 있고 뚜렷한 이명이 항상 있으며 그 증상이 객관적 검사로 증명되면 제12급을 인정하는 기준이 있습니다.
- 지급액 — 장해급여는 평균임금에 등급별 일수를 곱합니다(산업재해보상보험법 별표 2). 제14급 55일분, 제12급 154일분, 제11급 220일분, 제10급 297일분, 제9급 385일분이고, 제4급부터 제7급까지는 연금과 일시금 중 선택할 수 있습니다(예: 제7급은 연금 연 138일분 또는 일시금 616일분).
사례 ①에 대입해 보겠습니다. 진단서상 두 귀가 각각 50데시벨 이상이므로, 공단 검사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오면 제10급에 해당해 평균임금의 297일분이 지급됩니다. 평균임금이 하루 15만원으로 산정된다고 가정하면 약 4,455만원입니다. 다만 공단 판정은 3회 이상 검사 중 가장 좋은 값을 쓰므로, 처음 받은 진단서보다 수치가 낮게 나와 등급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미리 알고 있어야 합니다. 평균임금도 따져볼 부분입니다. 소음성 난청은 시행령상 직업병 평균임금 특례의 대상이어서, 퇴직 후 오랜 시간이 지나 진단을 받아 통상의 방식으로 계산한 평균임금이 근로자 보호에 적당하지 않으면 성별·직종·업종·규모가 비슷한 근로자의 통계상 임금을 기준으로 평균임금을 정할 수 있고, 이는 신청이나 공단의 직권으로 적용됩니다.
사례 ②의 B씨는 왼쪽 귀 46데시벨이 그대로 확인되면 제14급으로 평균임금의 55일분이 됩니다. 여기에 이명이 객관적 검사로 증명된다면 제12급(154일분)을 검토할 수 있어 차이가 큽니다. B씨는 지금도 프레스 라인에서 일하고 있으므로, 공단 검사를 받기 전 24시간 이상 소음작업에서 빠질 수 있도록 일정을 조정해 두어야 정확한 수치가 나옵니다.
노인성 난청이 함께 있어도 인정될 수 있다
- 의학적으로 칼같이 나누기 어렵습니다 — 소음성 난청과 노인성 난청은 모두 감각신경성 난청이고 고음역에서 먼저 나빠집니다. 소음성 난청은 4,000헤르츠 부근이 움푹 꺼지는 모양이 특징으로 알려져 있지만, 나이가 들수록 그 모양이 흐려져 어느 부분이 소음 때문이고 어느 부분이 노화 때문인지 정확히 나누기 어렵습니다.
- 인과관계 판단의 원칙 — 대법원은 업무와 질병 사이의 상당인과관계가 반드시 의학적·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증명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 여러 사정을 고려해 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되면 충분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또 업무 외의 기존 질환이나 체질적 요인이 있더라도 업무상 요인이 겹쳐 질병을 발생시키거나 자연적인 진행 속도 이상으로 악화시켰다면 인과관계를 인정합니다.
- 법원의 판단 흐름 — 소음성 난청 사건에서도 노인성 난청이 함께 있다는 이유만으로 불승인한 처분을 법원이 취소한 판결이 적지 않습니다. 시행령의 제외 단서를 노화 등 다른 원인만으로 생긴 난청을 걸러내는 취지로 읽고, 소음과 노화가 함께 작용한 경우까지 일률적으로 배제하지 않는 경향으로 볼 수 있습니다. 다만 개별 판결마다 노출 수준과 의학적 소견이 달라 결론도 갈리므로, 판결 하나를 내 사건에 그대로 대입할 수는 없습니다.
- 현행 법령의 문언 — 2026년 10월 현재 시행령 별표 3과 시행규칙 별표 5에는 나이에 따라 청력손실치를 일정하게 빼는 연령 보정 규정이 없습니다. 다만 실제 판정에서 나이와 노출 중단 후 경과 기간을 어떻게 평가할지는 의학적 소견과 공단 내부 처리 기준에 따라 달라질 수 있고, 내부 기준은 법령 개정 없이도 바뀔 수 있습니다.
- 판단에 힘이 되는 사정 — 노출 기간이 길고 소음 강도가 높았다는 점, 같은 공정 동료 중에도 난청 환자가 있다는 점, 재직 중 특수건강진단에서 이미 청력 저하 소견이 나왔다는 점, 청력도가 소음성 난청의 전형적인 모양을 보인다는 점 등이 업무 관련성을 뒷받침합니다.
사례 ①의 A씨는 만 67세이고 퇴직 후 11년이 지나 진단을 받았으므로, 공단 판정 과정에서 노인성 난청이 문제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나 나이 자체가 결론을 정하지는 않습니다. 단조 공정 26년이라는 노출의 길이와 강도는 업무 기여를 뒷받침하는 가장 강한 사정이고, 재직 시절 특수건강진단에서 청력 이상 소견이 남아 있다면 퇴직 이후의 노화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근거가 됩니다. 불승인이 나오더라도 그 이유가 "노인성 난청과 구별되지 않는다"는 수준이라면 심사청구와 소송에서 다퉈 볼 여지가 충분합니다.
청구 기한은 퇴직일이 아니라 진단일부터 센다
- 시효 기간 — 장해급여를 받을 권리는 5년, 요양급여·휴업급여 등은 3년간 행사하지 않으면 소멸합니다(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112조).
- 권리가 생기는 시점 — 장해급여는 업무상 질병이 치유된 후 장해가 남은 경우에 지급되고(제57조), 치유란 완치되거나 치료 효과를 더 기대할 수 없어 증상이 고정된 상태를 말합니다.
- 기산점에 관한 판례 — 과거 공단은 소음 노출을 멈추면 난청이 더 진행하지 않는다는 점을 들어 소음 작업을 그만둔 날, 대개 퇴직일을 기준으로 시효를 계산해 청구를 거부하곤 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근로자가 진단을 통해 자신의 난청이 소음성 난청이고 장해가 남았다는 사실을 확인하기 전에는 권리를 행사하기 어렵다는 점 등을 들어, 진단을 받은 날을 기준으로 시효를 계산해야 한다고 판단해 왔습니다. 공단 실무도 진단일을 기준으로 운영되어 왔지만, 처리 기준은 바뀔 수 있으므로 진단을 받았다면 청구를 미루지 않는 것이 가장 안전합니다.
- 시효의 중단 — 공단에 보험급여를 청구하면 시효가 중단되고(제113조), 심사청구와 재심사청구도 재판상 청구로 보아 시효 중단의 효력이 있습니다(제111조).
- 불복 기한은 별도입니다 — 공단의 결정에 불복하려면 결정이 있음을 안 날부터 90일 이내에 심사청구를 하고(제103조), 심사 결정에 불복하면 그 결정을 안 날부터 90일 이내에 재심사청구를 합니다(제106조). 행정소송도 제소기간이 있어, 원칙적으로 처분이 있음을 안 날부터 90일, 재심사청구를 거쳤다면 재결서를 받은 날부터 90일 이내에 내야 합니다.
사례 ①의 A씨가 2015년에 퇴직했다는 사실은 시효 판단의 출발점이 아닙니다. 2026년 3월 진단을 기준으로 하면 2031년 3월까지 청구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미뤄도 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동료의 기억, 검진기관의 기록 같은 입증 자료는 시간이 갈수록 사라지고, 나이가 들수록 노화의 영향이 커져 업무 기여를 설명하기가 어려워집니다.
사례 ②의 B씨는 2026년 6월 특수건강진단에서 처음 이상 소견을 들었다고 생각하지만, 그 이전 검진에서 이미 '요관찰'이나 '직업병 유소견' 판정이 있었다면 그날이 진단일로 다투어질 수 있습니다. 어느 날을 진단일로 볼지 애매하다면 가장 이른 날을 기준으로 기한을 계산해 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퇴직한 지 오래되었을 때 소음 노출을 입증하는 방법
- 근무 기간 — 국민연금 가입내역, 건강보험 자격득실확인서, 고용보험 피보험자격 이력에는 사업장 이름과 가입 기간이 남아 있습니다. 회사가 폐업했더라도 이 기록은 그대로 발급받을 수 있습니다.
- 담당 업무 — 경력증명서, 급여명세서의 직무·수당 항목, 관련 자격증, 사내 교육 이수 기록, 작업 현장에서 찍은 사진, 사보나 지역 신문 기사처럼 어떤 공정에서 어떤 기계를 다뤘는지 보여 주는 자료를 모읍니다.
- 작업환경측정 결과 — 사업주는 작업환경측정 결과를 기록·보존하고 고용노동부에 보고해야 하며, 해당 작업장의 근로자에게 알려야 합니다(산업안전보건법 제125조). 회사가 남아 있다면 사본을 요청하고, 폐업했다면 고용노동부에 보고된 측정 자료를 공단 조사 과정에서 확인해 달라고 요청할 수 있습니다.
- 특수건강진단 결과 — 건강진단기관은 결과를 근로자와 사업주에게 통보하고 고용노동부에 보고해야 합니다(산업안전보건법 제134조). 재직 중 소음 특수건강진단에서 청력 저하 소견이 있었다면, 그 기록은 노출 사실과 난청의 시작 시점을 함께 보여 주는 강력한 자료입니다. 서류 보존 기간이 법으로 정해져 있어 오래된 기록은 남아 있지 않을 수 있으므로 서둘러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 동료 진술 — 같은 공정에서 일한 동료의 확인서에 근무 시기, 공정, 사용한 기계, 소음의 정도, 보호구 사정을 구체적으로 적어 받습니다. 같은 사업장 동료 중 소음성 난청으로 산재 승인을 받은 사람이 있다면 그 사실도 유력한 정황이 됩니다.
- 공단의 조사와 특별진찰 — 청구를 받은 공단은 직업력과 작업환경을 조사하고, 필요하면 특진의료기관에서 진찰을 받도록 요구합니다. 2026년 7월 1일부터 시행된 개정 시행령은 공단이 정한 인력·시설 기준을 갖춘 의원과 병원도 소음성 난청 진찰에 한해 특진의료기관이 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습니다(시행령 제118조 제1항 제4호).
사례 ①의 A씨는 국민연금 가입내역만으로도 1989년부터 2015년까지 단조공장 소속이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같은 공정에서 일한 동료 두세 명의 진술서, 해머 작업장 사진, 재직 시절 받은 특수건강진단 결과를 더하면 폐업으로 사라진 회사 자료의 상당 부분을 대신할 수 있습니다. 측정 자료가 끝내 확인되지 않더라도 단조 공정의 특성과 직업력 조사 결과를 종합해 노출 수준이 판단됩니다.
사례 ②의 B씨는 이전 제관 공장에 당시 작업환경측정 결과 사본을 요청하고, 현재 회사에도 측정 결과 전체를 요청해 같은 라인 다른 위치의 수치를 확인해야 합니다. 회사가 귀마개를 지급했다는 사정만으로 노출이 없었다고 결론 나지는 않습니다. 실제로 하루 중 얼마나 착용할 수 있었는지, 작업 특성상 착용이 어려웠던 사정은 없는지가 함께 검토되므로 그 사정도 진술서에 적어 두는 것이 좋습니다.
이런 대응은 오히려 위험합니다
- 퇴직한 지 오래되었으니 당연히 시효가 지났다고 단정하고 포기하는 것 — 기산점은 퇴직일이 아니라 진단일이 기준이 되므로, 퇴직 후 10년이 넘었어도 청구 가능한 경우가 많습니다.
- "그 나이면 노인성 난청"이라는 말만 듣고 신청하지 않는 것 — 노화가 섞여 있어도 소음 노출의 기여가 인정되면 업무상 질병이 됩니다. 판단은 공단과 법원이 자료를 보고 하는 것이지, 나이로 미리 정해지지 않습니다.
- 소음 작업을 마치고 바로 청력검사를 받는 것 — 일시적으로 청력이 더 나쁘게 측정되어 이후 공단 검사와 수치가 크게 달라지고, 그 차이 때문에 검사 결과의 신뢰성이 의심받을 수 있습니다.
- 회사 담당자가 대상이 아니라고 했다는 이유로 청구를 접는 것 — 업무상 질병 여부는 근로복지공단이 결정합니다. 회사의 의견은 판단 자료 중 하나일 뿐입니다.
- 진단서 한 장만 첨부해 청구서를 내고 끝내는 것 — 근무 이력과 공정, 소음 수준에 관한 자료가 비어 있으면 업무 관련성 판단에서 불리해집니다.
- 불승인 통지를 받고 90일을 넘기는 것 — 심사청구 기한이 지나면 같은 결정을 다투기가 매우 어려워집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아직 같은 회사에 다니는데 산재를 신청해도 불이익이 없나요?
사업주는 근로자가 보험급여를 신청했다는 이유로 해고하거나 그 밖의 불이익한 처우를 할 수 없고(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111조의2), 이를 위반하면 처벌 대상이 됩니다. 산재 신청 자체는 근로자의 권리이며, 장해급여는 회사가 아니라 근로복지공단이 지급합니다. 다만 공단 검사 전에는 24시간 이상 소음작업에서 빠져야 하므로, 검사 일정에 맞춰 근무를 조정해 달라고 미리 요청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Q. 장해급여를 받은 뒤 계속 소음 작업을 해서 청력이 더 나빠지면 어떻게 되나요?
이미 장해가 있던 사람이 업무상 질병으로 같은 부위의 장해가 심해진 경우에는 심해진 장해에 대한 장해급여를 따로 받을 수 있습니다(시행령 제53조 제4항). 기존 등급의 지급일수를 기준으로 차이만큼 계산하는 구조이므로, 재직 중 정기적으로 청력 변화를 기록해 두면 이후 청구에 도움이 됩니다.
Q. 회사가 산재보험에 가입하지 않았거나 이미 폐업했어도 받을 수 있나요?
받을 수 있습니다. 산재보험은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에 원칙적으로 당연히 적용되고, 사업주가 신고를 하지 않았거나 보험료를 내지 않았더라도 근로자의 보험급여 청구에는 영향이 없습니다. 폐업한 사업장이라면 공단이 남아 있는 자료와 직업력 조사로 판단하므로, 근로자 쪽에서 근무 이력과 공정 자료를 최대한 갖춰 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Q. 보청기 비용도 지원받을 수 있나요?
산재보험의 요양급여에는 의지나 그 밖의 보조기의 지급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된 난청에 대한 보청기 지급 여부와 지급 기준, 교체 주기는 공단이 정한 기준에 따르므로, 승인을 받은 뒤 관할 지사에 지급 절차를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체크리스트
- 소음 작업을 24시간 이상 쉰 상태에서 이비인후과 순음청력검사를 받고, 진단서에 감각신경성 난청 여부와 두 귀의 평균 청력손실치가 적혀 있는지 확인합니다.
- 처음 난청 진단이나 청력 이상 소견을 받은 날을 확인해 그날부터 5년이 되는 날을 달력에 적어 둡니다.
- 국민연금 가입내역, 건강보험 자격득실확인서, 고용보험 피보험자격 이력을 발급받아 소음 사업장 근무 기간을 합산합니다.
- 회사별로 맡았던 공정, 사용한 기계, 근무 시간, 보호구 사정을 시간순으로 한 장에 정리합니다.
- 재직 중 특수건강진단 결과와 작업환경측정 결과를 회사나 검진기관에 요청하고, 사진·급여명세서·자격증을 모읍니다.
- 같은 공정에서 일한 동료의 연락처를 확보해 구체적인 진술서를 받아 둡니다.
- 근로복지공단 관할 지사에 장해급여를 청구하고, 결정 통지를 받으면 90일 불복 기한을 바로 적어 둡니다.
소음성 난청은 사고처럼 한순간에 생기지 않고, 수십 년에 걸쳐 조금씩 진행되다가 퇴직 후에야 불편이 드러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너무 늦었다", "나이 탓이다"라는 말에 스스로 청구를 접는 일이 흔합니다. 그러나 기한은 진단일부터 계산되고, 노화가 섞여 있다는 사정만으로 업무 관련성이 부정되지도 않습니다. 결과를 가르는 것은 어디서 얼마나 오래 어떤 소음에 노출되었는지를 보여 주는 자료이므로, 기록이 더 사라지기 전에 정리부터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글은 일반적인 노동관계 법률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안에 대한 노무 자문이 아닙니다. 소음성 난청의 업무상 질병 인정 여부와 장해등급, 시효의 기산점은 노출 이력과 청력검사 결과, 진단 경위에 따라 크게 달라지므로, 구체적 사안은 공인노무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