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직 의사를 밝힌 직원에게 회사가 내미는 서류는 대개 비슷합니다. 입사할 때 혹은 교육을 보내기 직전에 서명한 한 장짜리 약정서입니다. 거기에는 "교육 수료일부터 3년간 재직하여야 하며, 이를 위반할 경우 교육에 소요된 일체의 비용과 위약금을 즉시 반환한다"는 문장이 들어 있고, 회사는 그 문장을 근거로 수천만 원을 청구하거나 마지막 달 급여와 퇴직금 지급을 미룹니다. 서명한 것은 사실이니 그대로 물어내야 하는지, 아니면 애초에 효력이 없는 조항인지 판단이 서지 않는 지점에서 상담이 시작됩니다.
이 글에서는 연수비·교육비 반환 약정과 의무재직 약정이 어디까지 효력을 갖는지 정리합니다. 근로기준법이 금지하는 위약금·손해배상액 예정과 허용되는 실비 상환 약정의 경계, 반환 약정이 유효로 인정되기 위한 네 가지 요건, 근무한 기간을 반영한 반환 범위의 산정, 그리고 회사가 임금이나 퇴직금에서 이를 일방적으로 공제할 수 있는지를 순서대로 살펴봅니다.
상담 사례
사례 ① 해외 연수 뒤 3년 의무재직 약정
제조업체에서 일하는 A씨는 2024년 3월부터 9월까지 6개월간 해외 본사에서 기술 연수를 받았습니다. 회사는 항공료와 체류비, 교육기관 수강료로 4,200만원을 지출했고, 연수 기간에도 월 380만원의 급여를 그대로 지급했습니다. 출국 직전 서명한 약정서에는 "수료일부터 3년간 재직하며, 위반 시 연수 기간 중 지급된 급여와 소요 경비 전액을 반환한다"고 적혀 있었습니다. A씨는 2026년 4월, 수료 후 약 1년 7개월이 지난 시점에 퇴사했고 회사는 급여분 2,280만원을 포함해 6,480만원을 청구했습니다.
사례 ② 신입 교육을 이유로 급여에서 공제된 경우
B씨는 2025년 2월 종업원 12명 규모의 회사에 입사하면서 근로계약서와 함께 교육비 약정서에 서명했습니다. 입사 직후 2주간 사내 교육을 받았고 외부 기관의 직무 안전교육도 이틀 이수했습니다. 약정서에는 "3년 이내 퇴사 시 교육비 500만원과 위약금 300만원을 배상한다"고 되어 있었습니다. B씨가 2026년 6월 퇴사하자 회사는 마지막 달 급여에서 200만원을 공제한 뒤 나머지만 입금했고, 퇴직금은 "정산이 끝나야 준다"며 지급하지 않았습니다.
결론부터 정리하면
- 근로기준법 제20조는 근로계약 불이행에 대한 위약금이나 손해배상액을 미리 정하는 계약을 금지합니다. 실제 손해가 얼마인지와 무관하게 정액을 물리는 조항은 서명했더라도 무효입니다.
- 반면 회사가 근로자를 위해 실제로 지출한 비용을 돌려받되 일정 기간 근무하면 면제해 주는 구조는 위약금 예정이 아니라 대여금 상환 유예에 가깝다고 보아, 대법원은 원칙적으로 유효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 다만 교육 기간 중 지급한 임금은 반환 대상이 될 수 없습니다. 임금은 근로의 대가이므로 이를 돌려받기로 하는 약정은 명칭이 무엇이든 효력이 없다는 것이 확립된 법리입니다.
- 유효한 약정이라도 의무재직기간이 부당하게 길거나 반환액이 부당하게 과다하면 그 범위에서 무효이거나 법원에서 감액됩니다. 근무한 기간에 비례해 줄이는 것이 실무의 기준입니다.
- 반환 의무가 인정되더라도 회사가 임금이나 퇴직금에서 일방적으로 공제할 수는 없습니다. 임금 전액 지급 원칙(근로기준법 제43조) 때문이며, 회사는 별도로 청구해야 합니다.
- 위약 예정 금지와 임금 전액 지급 원칙은 상시 4명 이하 사업장에도 적용됩니다. 소규모 회사라는 이유로 예외가 되지 않습니다.
위약예정 금지가 정확히 무엇을 막는가
- 금지되는 것 — 근로계약을 이행하지 않았을 때 물어낼 금액을 미리 확정해 두는 약정입니다. "1년 내 퇴사 시 300만원", "무단결근 1일당 10만원", "의무재직 미달 시 위약벌 500만원" 같은 조항이 모두 여기에 해당합니다.
- 금지되지 않는 것 — 근로자의 고의나 과실로 회사에 실제 손해가 생겼을 때, 회사가 그 손해의 발생과 액수를 증명해 배상을 청구하는 것 자체는 막히지 않습니다. 위약예정 금지는 미리 액수를 정해 두는 것을 금지할 뿐입니다. 다만 법원은 사업 운영에 따르는 위험은 이익을 얻는 사용자가 부담해야 한다는 이유로, 실제 손해가 인정되는 경우에도 근로자가 물어야 할 범위를 상당 부분 제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 명칭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 위약금, 손해배상액, 위약벌, 배상 예정액, 페널티 무엇으로 적혀 있든 실질이 같으면 같게 취급됩니다. 반대로 "실비 상환"이라고 적어 두었더라도 실질이 임금 반환이면 무효가 됩니다.
- 효력 — 무효인 조항은 처음부터 없었던 것으로 다뤄집니다. 서명 여부, 자필 기재 여부, 도장을 찍었는지는 결론을 바꾸지 못합니다. 나아가 이런 약정을 체결하는 행위 자체가 사용자에 대한 형사처벌 사유이기도 합니다.
사례 ②의 "위약금 300만원" 조항이 전형적인 무효 조항입니다. 실제로 얼마가 들었는지와 무관하게 정액을 물리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사례 ①의 약정서도 절반은 문제가 있습니다. 연수 기간에 지급된 급여 2,280만원까지 반환하도록 정한 부분은, 그 기간에도 A씨가 회사의 지시에 따라 연수라는 형태로 근로를 제공한 이상 임금을 돌려받는 약정이 되어 효력을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반면 항공료와 체류비, 수강료로 실제 지출된 부분은 성격이 다르므로 아래에서 따로 살펴야 합니다.
유효한 반환 약정이 되기 위한 요건
- 회사가 실제로 지출한 비용일 것 — 수강료, 교재비, 시험 응시료, 항공료, 숙박비처럼 영수증으로 확인되는 금액이어야 합니다. 지출 근거를 제시하지 못하는 금액은 반환 대상에서 빠집니다. 국가의 직업능력개발훈련 지원금 등으로 충당된 부분도 회사가 부담한 비용이 아니므로 마찬가지입니다.
- 교육 기간 중의 임금이 아닐 것 — 급여, 상여, 각종 수당은 명칭을 체재비나 훈련수당으로 바꾸어 지급했더라도 실질이 근로의 대가라면 반환 대상이 되지 않습니다.
- 근로자 자신에게도 이익이 되는 교육일 것 — 업무 수행 그 자체이거나 회사가 법령상 반드시 실시해야 하는 교육, 입사자라면 누구나 받는 기본 교육의 비용은 사용자가 부담할 성질입니다. 반대로 이수하면 개인 자격이나 경력으로 남는 학위 과정, 외부 전문 자격, 장기 해외 연수는 근로자에게도 이익이 인정되기 쉽습니다.
- 의무재직기간과 반환액이 과도하지 않을 것 — 교육 기간과 비용에 견주어 재직 의무 기간이 지나치게 길거나, 하루만 부족해도 전액을 물리는 구조라면 퇴직의 자유를 부당하게 제한하는 것으로 평가됩니다.
- 내용을 알고 동의했을 것 — 약정의 존재와 금액, 기간을 교육 전에 서면으로 확인받아야 합니다. 교육이 끝난 뒤 서명을 요구하거나, 서명하지 않으면 배치에서 불이익을 주는 방식은 동의의 자발성을 다투는 근거가 됩니다.
사례 ②를 이 기준에 대보면 반환 의무가 인정될 가능성은 높지 않습니다. 입사자에게 일률적으로 실시하는 사내 교육과 법정 안전교육은 회사가 업무를 시키기 위해 당연히 부담해야 하는 비용에 가깝고, 500만원이라는 금액도 2주 남짓한 사내 교육의 실제 지출로 설명되기 어렵습니다. 회사가 강사료나 외부 위탁 수수료의 세금계산서를 제시하지 못한다면, 그 숫자는 실비가 아니라 사실상 위약금으로 취급됩니다.
사례 ①은 결이 다릅니다. 6개월 해외 연수는 A씨의 경력에도 남는 교육이고, 항공료와 체류비, 수강료는 실제로 지출된 비용입니다. 이 부분에 관한 한 3년 의무재직 약정 자체를 무효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반환할 금액이 4,200만원 전액인지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반환 범위는 어떻게 산정되는가
- 비례 감액이 원칙 — 의무재직기간 중 이미 근무한 기간만큼은 회사가 교육 투자의 효과를 회수한 것으로 봅니다. 실무에서는 남은 기간의 비율로 반환액을 정하는 방식이 가장 널리 쓰이고, 약정서에 그런 조항이 없더라도 법원은 전액 반환 조항을 그대로 인정하지 않는 경향을 보입니다.
- 임금 성격 금액의 제외 — 교육 기간 중 지급된 급여와 수당을 먼저 덜어냅니다. 이 부분은 감액의 문제가 아니라 애초에 청구할 수 없는 금액입니다.
- 증명되지 않은 비용의 제외 — 회사가 지출 증빙을 내지 못한 항목, 다른 직원과 공동으로 쓴 비용을 임의로 배분한 항목은 다툴 수 있습니다.
- 퇴직 경위의 고려 — 임금체불, 직장 내 괴롭힘, 부당한 전보처럼 퇴직의 원인이 회사에 있는 경우, 근로자가 약속을 깬 것으로 볼 수 없어 반환 의무를 부정하거나 크게 줄이는 방향으로 판단됩니다. 회사의 해고나 경영상 이유에 의한 퇴직도 마찬가지입니다.
- 무효와 감액의 구분 — 근로계약 불이행 자체에 붙은 위약금·손해배상액 예정이라면 감액이 아니라 처음부터 무효입니다. 반면 실비 반환 약정에 부수해 붙은 지연손해금이나 가산금처럼 근로계약 불이행과 직결되지 않는 부분은, 부당히 과다한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보아 법원이 적당히 감액할 수 있습니다(민법 제398조 제2항). 어느 쪽으로 정리되는지에 따라 다투는 논리가 달라지므로, 청구서에 적힌 항목의 성격부터 나눠 보아야 합니다.
사례 ①에 적용해 보겠습니다. 먼저 급여 2,280만원은 청구 대상에서 빠집니다. 남는 것은 실비 4,200만원인데, A씨는 3년 중 약 1년 7개월, 즉 19개월을 근무했으므로 남은 기간은 17개월입니다. 남은 기간의 비율로 계산하면 대략 2,000만원 안팎이 논의의 출발점이 됩니다. 여기에 회사가 지출 증빙을 제시하지 못하는 항목이 있다면 더 줄어듭니다. 회사가 처음 제시한 6,480만원과 실제 다툼의 범위는 이만큼 차이가 납니다. 협상에 들어가기 전에 이 계산을 먼저 해 두는 것과 그러지 않는 것은 결과가 완전히 다릅니다.
임금과 퇴직금에서 공제할 수 있을까
- 전액 지급 원칙 — 임금은 통화로 직접 근로자에게 전액 지급해야 하며, 법령이나 단체협약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에만 일부를 공제할 수 있습니다(근로기준법 제43조 제1항). 소득세와 4대보험료 공제는 법령에 근거가 있어서 가능한 것입니다.
- 회사 채권과의 상계 금지 — 회사가 근로자에게 받을 돈이 있다는 이유로 임금에서 빼는 것은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않습니다. 반환 의무의 존부를 다투는 중이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 동의가 있어도 요건이 엄격합니다 — 대법원은 근로자가 자유로운 의사에 기해 동의한 경우에 한해 상계를 허용하면서, 그 동의가 진정 자유로운 의사에 의한 것이라는 판단은 엄격하고 신중하게 해야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퇴직 당일 급여명세서를 받으며 서명한 확인서, 퇴직금을 받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쓴 각서는 이 요건을 채우기 어렵습니다.
- 퇴직금도 같습니다 — 퇴직급여 역시 임의로 상계할 수 없고, 퇴직한 근로자에게는 지급 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임금과 퇴직금을 포함한 일체의 금품을 지급해야 합니다(근로기준법 제36조). 기한 연장은 당사자 합의가 있을 때만 가능하고, 회사가 일방적으로 "정산 후 지급"이라고 통보하는 것은 합의가 아닙니다.
- 회사가 밟아야 할 절차 — 반환을 받으려면 별도로 청구해야 합니다. 금액이 크지 않으면 지급명령, 다투는 폭이 크면 민사소송입니다. 공제는 지름길이 아니라 그 자체로 위법 상태를 만드는 선택입니다.
사례 ②의 B씨는 두 개의 별개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하나는 800만원의 반환 의무가 있느냐이고, 다른 하나는 회사가 급여에서 뺀 200만원과 미지급 퇴직금입니다. 뒤의 문제는 앞의 문제와 분리해 다룰 수 있습니다. 반환 의무가 설령 일부 인정되더라도 임금과 퇴직금은 일단 전액 지급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B씨는 사업장 관할 노동청에 임금체불 진정을 제기할 수 있고, 임금과 퇴직금 청구권의 소멸시효는 3년입니다.
회사가 청구해 왔을 때의 대응 순서
- 약정서 원본부터 확보합니다 — 서명한 문서의 사본을 갖고 있지 않다면 회사에 교부를 요구합니다. 근로계약 관련 서류는 회사가 보존 의무를 지므로, 원본을 보여 주지 않으면서 그 내용을 근거로 청구하는 상황은 그 자체로 다툼의 재료가 됩니다.
- 청구 금액을 항목별로 요구합니다 — 총액만 통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항목별 내역과 지출 증빙을 문서로 요청하고, 그 응답을 기록으로 남깁니다.
- 임금 성격 금액과 실비를 나눕니다 — 급여, 수당, 상여를 분리하면 청구액의 상당 부분이 바로 정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 근무 기간을 계산합니다 — 수료일과 퇴직일을 특정해 의무재직기간 중 이행한 비율을 계산합니다.
- 퇴직 경위를 정리합니다 — 체불, 괴롭힘, 일방적 근로조건 변경이 있었다면 그 자료가 반환 의무를 다투는 핵심 근거가 됩니다.
- 내용증명으로 입장을 밝힙니다 — 다투는 부분과 인정하는 부분을 구분해 서면으로 통지하면, 이후 협상과 소송에서 태도가 일관되었다는 점이 확인됩니다.
- 지급명령이나 소장을 받으면 기한을 지킵니다 — 지급명령 정본을 받은 날부터 2주 안에 이의신청을 해야 하고, 소장을 받으면 답변서 제출 기한을 지켜야 합니다. 무대응은 그 자체로 패소로 이어집니다.
이런 대응은 오히려 위험합니다
- 서명했으니 방법이 없다고 단정하고 요구액을 그대로 송금하는 것 — 무효인 조항에 따라 지급한 돈이라도 돌려받으려면 별도의 절차를 밟아야 하고, 시간과 비용이 훨씬 더 듭니다.
- 퇴직금을 받기 위해 반환 각서나 상계 동의서에 먼저 서명하는 것 — 자유로운 의사에 기한 동의가 아니었다는 점을 나중에 증명해야 하는 부담이 생깁니다. 퇴직금은 각서 없이도 지급되어야 하는 돈입니다.
- 회사의 청구를 무시하고 연락을 끊는 것 — 지급명령이 확정되면 집행권원이 되어 급여와 통장이 압류될 수 있습니다. 다투더라도 절차 안에서 다투어야 합니다.
- 퇴사 전에 약정서와 급여명세서, 교육 관련 자료를 전혀 챙기지 않는 것 — 퇴사 후에는 사내 시스템 접근이 끊겨 자료 확보가 어려워집니다.
- 사용자 입장에서 급여나 퇴직금에서 임의로 공제해 두는 것 — 반환 청구권의 존부와 무관하게 임금체불 문제가 별도로 발생합니다.
- 회사가 요구하는 대로 사직서에 "개인 사정"이라고만 적는 것 — 실제 퇴직 원인이 회사에 있었다면, 그 기재가 반환 의무를 다툴 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약정서에 서명했는데도 무효가 될 수 있나요?
됩니다. 근로기준법 제20조는 당사자의 합의로 배제할 수 없는 강행규정이므로, 자필로 쓰고 인감을 찍었더라도 위약금이나 손해배상액을 미리 정한 부분은 효력이 없습니다. 다만 약정 전체가 한꺼번에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니고, 실제 지출한 비용의 상환에 관한 부분은 별도로 효력을 따집니다.
Q. 자격증 취득 비용을 회사가 내줬는데, 이것도 반환해야 하나요?
자격이 근로자 개인에게 남고 이직에도 활용될 수 있는 성격이라면 반환 약정이 유효하게 인정될 여지가 있습니다. 반대로 그 업무를 하려면 법령상 반드시 있어야 하는 자격이거나 회사가 채용 조건으로 요구한 자격이라면, 비용은 회사가 부담할 성질에 가깝습니다. 응시료와 교재비 정도의 소액이라면 액수 자체가 퇴직의 자유를 제한한다고 보기 어려운 경우도 많습니다.
Q. 사이닝 보너스를 받았는데 의무재직기간을 못 채우면 반환해야 하나요?
그 돈의 성격에 따라 갈립니다. 이직에 따른 손실 보전이나 계약 체결 자체의 대가라면 근무 기간과 무관하게 반환 의무가 부정되는 방향으로, 일정 기간 근무를 조건으로 미리 지급한 임금 성격이라면 근무하지 않은 기간에 대응하는 부분의 반환이 인정되는 방향으로 판단됩니다. 계약서에 지급 사유와 조건이 어떻게 적혀 있는지가 결정적입니다.
Q. 교육 기간에 급여를 받지 않았다면 결론이 달라지나요?
임금 반환이라는 쟁점이 사라지므로 회사에는 유리해집니다. 다만 그 경우에도 실제 지출 비용의 범위, 의무재직기간의 상당성, 근무 기간에 따른 비례 감액이라는 나머지 기준은 그대로 적용됩니다.
Q. 회사가 반환을 요구하며 경력증명서 발급을 거부합니다.
사용 기간, 업무 종류, 지위와 임금 등에 관한 사용증명서는 계속하여 30일 이상 근무한 근로자가 청구하면 사용자가 사실대로 적어 내주어야 하는 서류입니다(근로기준법 제39조). 근로자가 요구한 사항만 적어야 하므로 퇴직 사유를 굳이 넣을 필요도 없고, 퇴직 후에도 일정 기간 안에는 청구할 수 있습니다. 금전 분쟁이 있다는 것은 발급을 거부할 근거가 되지 않으므로, 요청 사실이 남도록 서면이나 메일로 요청하고 응하지 않으면 노동청에 진정할 수 있습니다.
체크리스트
- 약정서, 근로계약서, 취업규칙의 관련 조항 사본을 확보하고 서명 날짜를 확인합니다.
- 교육 수료일과 퇴직일을 특정해 의무재직기간 중 실제 근무한 개월 수를 계산합니다.
- 회사 청구액을 임금 성격 금액과 실지출 비용으로 나누어 표로 정리합니다.
- 실지출 비용에 대해 항목별 증빙과 국가 지원금 충당 여부를 서면으로 요청합니다.
- 급여명세서와 퇴직금 산정 내역을 받아 공제된 항목과 금액을 확인합니다.
- 퇴직 원인이 회사에 있었다면 관련 메시지, 메일, 진단서 등을 시간순으로 모읍니다.
- 임금이나 퇴직금이 미지급 상태라면 지급 사유 발생일부터 14일이 지났는지 확인하고 노동청 진정을 준비합니다.
의무재직 약정을 둘러싼 분쟁은 대개 "서명했으니 끝"이라는 회사의 전제와 "무조건 무효"라는 근로자의 기대 사이 어딘가에서 결론이 납니다. 회사가 실제로 얼마를 썼는지, 그 교육이 누구를 위한 것이었는지, 이미 몇 개월을 근무했는지를 하나씩 따져 보면 청구액은 대부분 줄어듭니다. 다만 그 계산과 별개로 임금과 퇴직금은 먼저 지급되어야 하는 돈이라는 점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글은 일반적인 노동관계 법률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안에 대한 노무 자문이 아닙니다. 교육비 반환 약정의 효력과 반환 범위, 임금 공제의 적법성은 약정 문언과 교육의 성격, 지출 내역, 퇴직 경위에 따라 크게 달라지므로, 구체적 사안은 공인노무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