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간 거주한 전세집에서 이사를 나가려는데, 집주인이 벽지가 누렇게 변색됐다며 도배 전체 비용을, 그리고 화장실 실리콘 곰팡이까지 전부 제 돈으로 시공업체를 불러 원상복구하라고 요구합니다. 저는 흡연도 안 했고 특별히 험하게 쓴 적도 없는데 살면서 자연스럽게 생기는 마모까지 다 배상하라고 하니 억울합니다. 보증금 반환도 원상복구가 끝나야 해주겠다고 해서 걱정입니다. 이런 경우 어디까지 제가 책임져야 하는지, 집주인이 보증금을 계속 안 주면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궁금합니다.
정상적으로 거주하며 발생한 자연스러운 마모까지 임차인이 전부 원상복구해야 한다는 집주인의 요구에 부당함을 느끼고 계신 것으로 보입니다.
먼저 '원상복구 의무의 범위'를 정확히 이해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①민법 제615조 및 제654조는 임차인에게 임대차 종료 시 목적물을 원상으로 회복하여 반환할 의무를 부과하지만, 이는 임차인의 고의·과실로 발생한 손상에 한정됩니다. ②대법원 판례(대법원 2004다21082 등 다수)는 통상의 사용으로 발생하는 자연적인 마모, 즉 벽지의 자연 변색, 장판의 자연스러운 눌림, 못 자국 등은 임대인이 받는 차임(월세·전세금 운용이익)에 이미 포함된 통상의 손모(損耗)로 보아 임차인에게 원상복구 의무가 없다고 판시하고 있습니다. ③다만 임차인의 과실로 인한 곰팡이(환기 소홀 등이 명백히 입증되는 경우), 벽에 구멍을 내는 등 특별한 손상은 임차인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④따라서 화장실 실리콘 곰팡이도 건물 자체의 결로나 배관 문제로 발생했다면 임대인 책임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음으로 '보증금 반환 거부의 위법성'도 짚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①임대차 종료 시 임대인의 보증금 반환의무와 임차인의 목적물 인도의무는 동시이행 관계이나, 판례상 임차인에게 책임 없는 통상손모를 이유로 보증금 전액을 유치할 수는 없습니다. ②정당한 사유 없이 보증금 반환이 지연되면 주택임대차보호법에 따라 지연손해금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③임차권등기명령 제도를 활용하면 이사를 나가더라도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을 유지한 채 보증금 반환을 압박할 수 있습니다. ④합의가 어려우면 임대차보증금반환청구소송이나 소액사건의 경우 지급명령 절차를 통해 신속하게 권리를 구제받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대응 방법으로는, ①이사 전 입주 당시 사진·영상과 현재 상태를 비교 촬영해 자연 마모임을 입증할 자료를 확보하고, ②집주인에게 통상손모는 임차인 부담 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내용증명으로 통지하며, ③보증금 반환이 계속 거부되면 임차권등기명령을 신청해 권리를 보전하고, ④필요시 보증금반환청구소송 또는 지급명령으로 법적 절차를 진행하시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정리하면, 정상적인 사용에 따른 자연 마모는 임차인의 원상복구 의무 대상이 아니며, 이를 이유로 한 보증금 반환 거부는 부당할 수 있습니다.
다만 개별 손상이 통상손모인지 특별손모인지는 사안마다 구체적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정확한 것은 변호사와 상담하시길 권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