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 관절 수술을 받은 아버지가 수술 후 다리에 심한 마비 증상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병원에 문의하니 '수술 중 발생할 수 있는 합병증'이라는 답변만 반복할 뿐 구체적인 설명은 해주지 않고 있습니다. 수술 전에는 이런 부작용에 대한 설명을 거의 듣지 못했고, 수술 시간도 예정보다 훨씬 길어졌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의료과실이 의심되는데, 이런 경우 병원의 잘못을 저희 가족이 직접 입증해야 하는 것인지, 아니면 병원 측에서 과실이 없었다는 것을 증명해야 하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수술 후 예상치 못한 심각한 후유증이 발생했음에도 병원 측의 설명이 미흡해 답답함과 불안함을 느끼고 계신 것으로 보입니다. 의료소송에서 입증책임 문제는 환자 측이 가장 어려워하는 부분이므로, 관련 법리를 정확히 이해하고 준비하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먼저 '입증책임의 원칙'을 확인해야 합니다. ① 민사소송의 일반 원칙상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환자 측이 의료진의 과실, 손해의 발생, 과실과 손해 사이의 인과관계를 모두 증명해야 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② 그러나 의료행위는 고도의 전문성을 가진 영역이고 환자 측이 진료 과정을 직접 관찰하거나 자료에 접근하기 어렵다는 특수성이 있어, 대법원은 이러한 불균형을 완화하는 법리를 발전시켜 왔습니다.
다음으로 '입증책임 완화 법리'가 핵심입니다. ① 대법원은 환자 측이 ㉠ 의료행위 과정에서 어떤 과실 있는 행위의 존재를 증명하고 ㉡ 그 과실 있는 행위와 결과 사이에 다른 원인이 개재되지 않았다는 점을 간접사실로 증명하면, 의료상 과실과 결과 사이의 인과관계를 사실상 추정할 수 있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습니다(이른바 간접반증이론). ② 즉 환자 측이 수술 전에는 없던 이상 증상이 수술 직후 나타났다는 점, 그리고 다른 개연성 있는 원인이 없었다는 점을 보여주면, 병원 측이 오히려 과실이 없었음을 반증해야 하는 부담을 지게 됩니다. ③ 아울러 병원 측이 진료기록을 부실하게 작성하거나 임의로 수정한 정황이 있다면, 이는 병원에 불리한 사정으로 작용하여 과실 추정에 힘을 실어줄 수 있습니다.
따라서 대응 방법으로는, ① 의료법 제21조에 따라 진료기록 및 수술기록, 마취기록 일체에 대한 열람·등사를 신속히 청구하여 원본을 확보하시고, ②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에 감정을 신청하여 의학적으로 과실 여부에 대한 전문적 소견을 받아보시며, ③ 수술 전 설명의무 위반 여부도 별도로 다툴 수 있으므로 사전 설명 동의서와 실제 설명 내용의 일치 여부를 확인하시고, ④ 조정이 원만하지 않을 경우 의료전문 변호사를 통해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준비하시기 바랍니다.
정리하면, 원칙적으로는 환자 측에 입증책임이 있지만 판례상 입증책임을 완화하는 법리가 마련되어 있으므로, 진료기록 확보와 전문 감정을 통해 충분히 다투어 볼 수 있습니다. 정확한 것은 변호사와 상담하시길 권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