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에서 '통장 대여 시 일당 지급'이라는 글을 보고 별생각 없이 제 명의의 통장과 체크카드를 택배로 보냈습니다. 이후 알고 보니 그 계좌가 보이스피싱 피해금을 받는 데 사용되었고, 피해자가 경찰에 신고하면서 저도 경찰서에 소환되어 조사를 받았습니다. 저는 단순히 통장만 빌려줬을 뿐 보이스피싱에 가담한 적이 없는데, 전자금융거래법 위반뿐 아니라 사기 방조범으로도 처벌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정말 억울한데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통장을 대여해주신 것이 보이스피싱 범죄에 이용되어 공범으로 조사를 받게 되신 상황으로 보입니다. 본인은 단순히 대가를 받고 통장을 빌려준 것뿐이라고 생각하셨겠지만, 수사기관과 법원은 이러한 행위를 상당히 엄격하게 판단하는 경향이 있어 신중한 대응이 필요합니다.
먼저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문제부터 살펴보아야 합니다. ① 전자금융거래법 제6조 제3항은 대가를 수수·요구 또는 약속하면서 접근매체(통장, 카드, 비밀번호 등)를 대여하거나 양도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으며, 이를 위반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② 이 죄는 실제로 보이스피싱 범행에 이용되었는지 여부와 무관하게, 대가를 받고 통장을 넘겨준 사실 자체만으로도 성립할 수 있는 범죄입니다. ③ 따라서 '몰랐다', '억울하다'는 사정만으로는 이 부분 처벌을 피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다음으로 문제가 되는 것은 '사기방조죄' 성립 여부입니다. ① 대법원은 통장을 양도할 당시 그것이 범죄에 이용될 가능성을 인식하고도 이를 용인했다면, 사기죄의 방조범으로 처벌될 수 있다고 판시해 왔습니다. ② 다만 통장 양도 당시 보이스피싱에 사용될 것이라는 구체적인 인식이나 미필적 고의가 없었다면 방조죄가 성립하지 않을 여지도 있습니다. ③ 이때 '일당을 준다'는 조건이나 채용 경위, 광고 문구 등 정황이 얼마나 비정상적이었는지가 고의 판단의 핵심 증거가 됩니다. ④ 최근에는 구인구직 사이트를 통한 대포통장 모집이 많아지면서, 취업사기 피해자로 인정되어 무혐의 처분을 받는 사례도 존재합니다.
따라서 대응 방법으로는, ① 통장을 넘기게 된 경위(구인 광고, 대화 내용, 문자메시지 등)를 최대한 구체적으로 정리하여 보이스피싱에 대한 인식이 없었음을 뒷받침하는 자료를 확보하시고, ② 경찰 조사 시 진술 하나하나가 형사처벌 수위에 큰 영향을 미치므로 변호인과 상담한 뒤 진술 방향을 정하시며, ③ 전자금융거래법 위반은 피하기 어렵더라도 초범이고 피해 회복에 협조적인 태도를 보인다면 기소유예나 집행유예 등 선처를 받을 가능성을 검토해 보시고, ④ 피해자와의 합의 및 피해 변제 노력이 양형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므로 이를 적극적으로 준비하시기 바랍니다.
정리하면, 통장 대여 자체로 전자금융거래법 위반은 성립 가능성이 높으나 사기방조죄는 고의 유무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초기 대응이 매우 중요합니다. 정확한 것은 변호사와 상담하시길 권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