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넘게 다니던 회사를 퇴사했습니다. 그런데 인사담당자가 "퇴직금을 지급하는 대신, 그동안 회사가 대신 부담해온 4대보험료 일부를 정산 처리하는 걸로 갈음하겠다"고 통보했습니다. 급여명세서를 보면 매달 국민연금, 건강보험료가 정상적으로 공제되고 있었는데, 갑자기 퇴사 시점에 와서 4대보험료 정산을 이유로 퇴직금을 안 주겠다는 게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회사 규모는 20명 정도의 소규모 사업장이고, 퇴직연금 없이 퇴직금 제도를 그대로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이런 식으로 퇴직금을 안 받고 넘어가야 하는 건지, 아니면 정식으로 문제제기를 할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재직 중 4대보험료가 정상적으로 공제되어 왔음에도 퇴사 시점에 회사가 일방적으로 퇴직금 지급을 4대보험료 정산으로 갈음하겠다고 통보한 상황으로 이해됩니다. 이는 근로자 입장에서 당연히 받아야 할 퇴직금을 정당한 근거 없이 박탈당하는 것이어서 부당하다고 느끼실 수밖에 없는 사안입니다.
우선 '퇴직금과 4대보험료는 법적으로 전혀 별개의 제도'라는 점을 분명히 하셔야 합니다. ①퇴직금은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따라 계속근로기간 1년 이상인 근로자에게 사용자가 지급해야 하는 법정 급여로, 4대보험 가입·정산 여부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습니다. ②4대보험료는 근로자 부담분과 사용자 부담분이 각각 법령에 따라 정해지며, 이미 매월 급여에서 공제되어 국민연금공단·국민건강보험공단 등에 납부된 것이므로 별도로 '정산'할 성질의 금원이 존재한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③설령 회사가 과거 4대보험료를 과소 신고했거나 미납분이 있다 하더라도, 이는 회사와 각 공단 사이의 문제이거나 회사의 관리 책임 영역이지 근로자의 퇴직금을 상계할 근거가 될 수 없습니다.
다음으로 '임금 전액불 원칙' 위반 여부도 문제 됩니다. ①근로기준법 제43조는 임금(퇴직금 포함)을 근로자에게 전액 지급하도록 정하고 있고,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공제하거나 다른 채권과 상계하는 것을 원칙적으로 금지합니다. ②판례상 예외적으로 근로자의 자유로운 의사에 기한 동의가 있고 그 동의가 진의에 따른 것이라고 인정될 만한 합리적 이유가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경우에만 상계가 허용되는데, 일방적 통보만으로는 이 요건을 충족하지 못합니다. ③따라서 근로자가 명시적으로 동의하지 않았다면 회사의 위와 같은 갈음 처리는 무효로 볼 여지가 큽니다. ④퇴직금 미지급은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위반으로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는 사안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대응 방법으로는, ①먼저 회사에 퇴직금 지급을 서면(문자, 이메일 등 증거가 남는 방식)으로 정식 요청하고 ②퇴직금은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는 것이 원칙이므로 그 기한을 명확히 안내하며 ③회사가 계속 거부할 경우 사업장 관할 지방고용노동청에 진정을 제기하고 ④필요시 근로복지공단의 체불임금 관련 절차나 대한법률구조공단의 무료 법률구조를 활용하실 수 있습니다.
정리하면, 4대보험료 정산과 퇴직금 지급은 별개의 문제이며 근로자 동의 없는 일방적 상계는 원칙적으로 인정되지 않습니다. 정확한 것은 노무사와 상담하시길 권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