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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계약서에 없는 업무 지시, 거부해도 되나요?

Q

저는 사무직 경리로 입사했고 근로계약서에도 "경리 및 회계 업무"라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회사에서 인력이 부족하다며 저에게 창고 재고 정리와 배송 업무까지 병행하라고 지시했습니다. 계약서에 적힌 업무와 전혀 다른 육체노동이라 부담스럽고, 거부하면 근무태만으로 징계하겠다는 말까지 들었습니다. 근로계약서에 명시되지 않은 업무를 회사가 일방적으로 지시할 수 있는 건지, 제가 거부할 권리가 있는지 알고 싶습니다.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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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서에 명시된 업무와 전혀 다른 일을 갑자기 지시받고, 거부하면 징계까지 언급되어 많이 부담스러우셨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사용자의 인사명령권과 근로계약 범위가 충돌하는 전형적인 사례입니다. 먼저 '근로계약과 인사명령권의 관계'를 살펴보면, ① 근로기준법 제17조에 따라 근로계약서에는 업무 내용을 포함한 근로조건이 명시되어야 하며, 이는 근로계약의 핵심 요소가 됩니다. ② 다만 사용자는 기업 운영상 필요에 따라 어느 정도 범위 내에서 업무를 지시·변경할 수 있는 인사권을 가지는데, 대법원은 이러한 전보·전직 명령이 근로계약이나 취업규칙 등에 특별한 정함이 없는 한 원칙적으로 사용자의 권한에 속한다고 보면서도, 업무상 필요성과 근로자가 입는 생활상 불이익을 비교·형량하여 그 한계를 벗어나면 권리남용으로 무효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대법원 2007두20157 등 참조). ③ 특히 근로계약서에 담당 업무가 구체적으로 특정되어 있는 경우에는, 이와 본질적으로 다른 직종으로 변경하려면 원칙적으로 근로자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고 보는 것이 다수의 판례 태도입니다. ④ 경리직으로 채용된 근로자에게 육체노동인 창고·배송 업무를 병행시키는 것은 업무의 본질이 달라지는 경우에 해당할 여지가 있습니다. 다음으로 '거부에 따른 징계의 정당성'을 보면, ① 업무지시 자체가 근로계약 범위를 벗어난 위법·부당한 것이라면 이를 거부했다는 이유로 하는 징계는 정당성이 인정되기 어렵습니다. ② 반대로 계약 범위 내의 정당한 업무지시임에도 근로자가 거부한 경우라면 근무태만이나 업무명령 불이행으로 징계 사유가 될 수 있어, 결국 지시된 업무가 계약 범위 내인지가 핵심 쟁점이 됩니다. ③ 회사가 일방적으로 업무를 확대하면서 근로조건 변경에 대한 동의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면 절차적으로도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④ 다만 일시적·보조적인 업무 지원 요청까지 모두 거부할 수 있는 것은 아니므로, 지시의 빈도와 정도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따라서 대응 방법으로는, ① 근로계약서, 업무지시 내용, 지시 경위 등을 서면이나 문자로 기록해두고, ② 회사에 계약서상 업무 범위를 근거로 서면으로 이의를 제기하며, ③ 부당한 업무지시로 판단될 경우 관할 지방고용노동청에 진정을 제기하거나, ④ 실제로 징계가 이루어질 경우 부당징계 구제신청을 노동위원회에 제기하는 방법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정리하면, 근로계약서에 명시된 업무와 본질적으로 다른 업무를 일방적으로 강제하는 것은 인사권 남용에 해당할 소지가 있으며, 이를 거부했다는 이유만으로 징계하는 것도 정당성이 문제될 수 있습니다. 정확한 것은 노무사와 상담하시길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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