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서울 본사에서 5년째 근무 중인 회사원입니다. 최근 사내 노조 활동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회사가 별다른 설명 없이 저를 지방 지사로 발령냈습니다. 새 근무지에서 제가 맡게 될 업무는 기존 담당 업무와 크게 다르지 않아 굳이 인력을 옮길 업무상 필요성이 있어 보이지도 않습니다. 게다가 가족과 떨어져 혼자 지방에서 생활해야 해서 경제적으로나 심리적으로나 큰 부담이 됩니다. 회사에 이유를 물어도 "인사권 행사"라는 답변만 돌아옵니다. 이런 전보를 반드시 따라야 하는지, 거부하거나 법적으로 다툴 방법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문의주신 내용은 회사의 인사권 행사가 정당한 범위를 벗어난 부당전보에 해당하는 것은 아닌지 의심되는 상황으로 보입니다. 뚜렷한 업무상 필요성 없이 갑작스럽게 발령이 나 가족과 떨어져 생활해야 하는 처지에 놓이셨다니 심적으로 많이 힘드셨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먼저 '전보의 정당성 판단 기준'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근로기준법 제23조는 사용자가 정당한 이유 없이 전직 등 부당한 인사조치를 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판례는 전보처분의 정당성을 판단할 때 ①업무상 필요성이 있는지, ②그로 인해 근로자가 입는 생활상 불이익이 통상 감수해야 할 정도를 현저히 초과하는지, ③사용자가 근로자와 성실한 협의 등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쳤는지, ④전보의 실제 동기가 노조활동 등 부당한 의도에서 비롯된 것은 아닌지를 종합적으로 고려합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노조활동 이후 업무상 필요성이 뚜렷하지 않은 발령이라면 부당전보로 판단될 여지가 있습니다.
다음으로 '구제 절차'를 확인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근로기준법 제28조에 따라 부당한 전보를 당한 근로자는 전보처분이 있었던 날로부터 3개월 이내에 관할 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전직 구제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 신청이 인용되면 노동위원회는 원직복귀 등 구제명령을 내리고, 회사가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이행강제금이 부과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대응 방법으로는, ①전보명령서와 인사발령 통지, 업무 관련 이메일 등 전보 경위를 확인할 수 있는 자료를 최대한 확보하시고, ②노조활동과 전보 시점 사이의 인과관계를 뒷받침할 정황을 정리하시며, ③발령일로부터 3개월 이내에 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전직 구제신청을 제기하시고, ④필요하다면 고용노동부 진정도 함께 활용하시는 것을 권해드립니다.
정리하면, 업무상 필요성 없이 부당한 동기로 이루어진 전보는 그 효력을 다툴 수 있는 사안입니다. 다만 개별 사안의 구체적 사정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정확한 것은 노무사와 상담하시길 권해드립니다.